고래의 울음소리를 좇아가려고요.

사랑과 현실, 꿈, 낙원 등에 대한 직관과 비판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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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개의 포스트

시간 지연
E=mc^2

사랑스러운 그대여 살아남아라 유구한 역사 속을 잔잔히 흘러 경박한 핏자국 하나 남기지 않고 그렇게 순결하게 순결하게 오래도록 본인은 투쟁하리라 그토록 욕하던 핏발긴 손자국 귀뚜라미조차 그 앞에선 울지 않겠지 누가 감히 탓할 수 있겠느냐 어느 누가 돈 쥐여주지 않는다고 해도 굶주리고 구르고 매달려도 하나는 깨달을 수 있겠지...

은하수
Memories, 20210113-20210403.

너는 혜성 마냥 갑자기 나타나 내 전부를 바치게 만들었다. 너만큼 배울 점 많은 존재도 없었다. 네 모습 하나하나를 눈에 담고 가슴에 묻으며 모두 흡수하려 했다. 네 말투가 좋았고, 네 행동이 좋았다. 당신이 좋았다. 당신을 사랑했다. 당신에게 빠졌었다. 너는 동틀 녘의 노을과 새벽녘의 달빛을 닮았다. 화려하게 불타는 듯...

우리라는 영화가 끝나고

/가장 행복한 결말 씬이 흘러가면서 나는 영화가 끝날 거란 걸 짐작할 수 있었다. To. 영화의 끝자락에 다다른 너. 우리가 만들어낸 하나 뿐인 작품이잖아. 영화가 끝났다고 금세 일어나 나가버리진 말자. 홀로 만들어낸 장면들이 아니기에 감동도 슬픔도 함께였으면 좋겠어. 너와 내가 만들어낸 오랜 시간동안 찬찬히 적어 내려간...

찌든 사랑 티파티

나의 사랑. 오밀조밀 잘 생겨서는 사랑을 갈구한 그대. 그대 앞에선 튤립 설탕 조림 한 조각을 꺼내 형체를 잃은 각막에 펴서 바르고 꽃냄새를 풍기며 바라보곤 했다. 행복한 날이었다. 새벽의 검은 우유 꺼내와 나의 파란색으로 물들이고 그대의 흰 액체를 시퍼렇게⋯⋯. 파도가 넘실대는 바닷가 변두리에 앉아 보이지 않는 그대와의...

나의 여름은

꽃의 처절한 사투를 담은 개화 흔적이 지고, 울창한 숲을 이루는 푸른 잎사귀가 세상을 점령할 즈음, 매미의 소리와 함께 비로소 나의 여름이 시작한다. 짙은 복숭아 향기가 너무 어지러워서 반딧불이와 귀뚜라미에게 조금 나눠주면 애써 정리한 이불까지 따라와 밤새 빛과 목소리와 손아귀의 꿈을 보여주었다. 그제는 여름 바다의 검은...

모순
역과 대우의 관계

흰 국화가 핏물을 먹고 자라면 비로소 노란 국화가 된다. 공허함을 알리는 도시의 차가운 바람 소리를 들으며, 미간을 찌뿌릴 미사여구에 둘러쌓인채로, 그렇게 어렵사리 꽃을 피웠다. 그래서 노란 국화의 꽃말은 실망이다. 잿빛 구름 뒤엔 반드시 밝은 햇빛이 뜬다. 가만히 있어도 먹구름은 걷히게 되어있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행...

주인공을 용서해도 될까요?

길고 긴 서사 끝에 남은 건 정적이었고, 내 앞에 남은 건 변해버린 뒷모습이었다. 너는 영원을 약속했고 속은 건 나였다. 한 때 세상을 제패하던 여왕의 영광은 한 과학자의 벽난로 안에서 저물고, 남은 육체는 시간을 원망하며 이를 깨물 뿐이었다. / 최후의 전쟁은 잊어버린 하늘 저 멀리서 제야의 종소리 들려오네 과거의 이맘...

궤적
낭떠러지에서.

푸른 하늘에 잿빛이 드리운다. 머릿속이 점점 복잡해진다. 계획적으로 쌓아오던 블록이 순식간에 무너져내린다. 당신의 시야에 뿌연 연기가 피어난다. 늘 보이던 별이 자취를 감춘다. 가슴에 피워낸 불꽃이 꺼진다. 오늘 당신에게 일어난 사건의 파편일 지도 모르는 것들. 수많은 기로 앞에서 싸우고, 상처 입고, 최후의 전투에서 더...

한여름 밤의 추억
네가 남아있음에 감사해.

'그렇게 아름답던 밤, 나는 춤췄고 너는 날았다. 한 발 내디디면 도망가는 널 내 곁에 두려면, 그렇게라도 해야 했다.' 어둠 속에서 춤추고, 반딧불이가 밝혀주는 우리. 푸른 숲속 발자취, 네 숨결이 들리지 않을 때 보내는 낙엽 한 뭉치. 누구보다 강한 너, 우린 모닥불 앞에 앉아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곤 했어.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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