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는 자신을 이렇게 정의한다. 자신을 파멸의 굴레로 빠뜨리지만 행복한 척 유전자의 지시에 따르는 자발적 억압체라고. 베타는 자신을 이렇게 정의한다. 페스트에 감염되어 숨이 멎을 듯함에도 다섯 달의 유예기간을 둔 죄수의 유일한 영양제라고. 우매함을 자각하지 못하는 주변과 대비되어 도리어 인과응보를 즐기고 있는 너는 카인의 표식이 있음이 분명하기에 나와 다를...
♫ -Son (Warpaint) -ghostin (Ariana grande) /<안내문> 그림자가 두려운 이유는 존재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눈앞에 어른거리는 칠흑 같은 어둠이 나의 그림자인지 아군의 행군인지 나와는 다른 존재인지 나는 오래된 송진을 모아 그녀와의 첫 거래를 성사시켰다./ ㅡ 그날은 유난히 북적였다. 3천 하고도 스무명이 조...
*시리즈 초반 작 <시간>과 연결되는 회차입니다. 그러나 내가 느낀 것은 비애였다. 가장 힘든 순간에 멈춰있고 싶다는 생각이 의미 없는 일이란 걸 깨달았지만 널 잊고 싶지 않기 때문에 너로부터 비롯한 아픔을 곱씹겠다. 겨울이 내 비애를 찬란하게 만들까 두려워 쓸쓸한 너와 나의 오르골을 또다시 되감는다. 나의 맑고 흐린 사계절들을 기억 속에 욱여넣...
가슴 정중앙에서 시작된 목숨을 건 폭발 실험이 믿음을 담은 해안가에 쓰나미를 불러왔습니다. 덕분에 나의 유칼립투스 세계는 유실되었습니다. 방향감을 잃어 헤매는 가엾은 돌고래가 되었습니다. 처방전을 끊어 약국을 향하는 길 그마저도 기약 없던 삶과 목소리와 생각이 스쳐 가자 발길을 돌렸습니다. 지는 볕을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떠나보낸 날 창가는 금붕어로...
전부터 느낀 게 있다. 바닷속을 헤엄칠 때마다 물방울 떠다니는 게 보기 싫다. 지느러미 사이에 끼어 수영하는 속도를 늦추었다. 공기 방울 없는 곳으로 가면 죽으니까 심해로 갈 수는 없었다. 지느러미를 갈아주는 관리를 받으면 새 기록에 도달할 수 있을까 싶었다. 노파심에 미리 하는 말인데, 왕자를 만난다던가, 하는 같잖은 망상은 하지 않았다. 난 내 한계를 ...
사랑스러운 그대여 살아남아라 유구한 역사 속을 잔잔히 흘러 경박한 핏자국 하나 남기지 않고 그렇게 순결하게 순결하게 오래도록 본인은 투쟁하리라 그토록 욕하던 핏발긴 손자국 귀뚜라미조차 그 앞에선 울지 않겠지 누가 감히 탓할 수 있겠느냐 어느 누가 돈 쥐여주지 않는다고 해도 굶주리고 구르고 매달려도 하나는 깨달을 수 있겠지 나 지나는 곳 그곳엔 핏자국과 애정...
그냥 매 순간 떠오르길래. Dawn.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 늘 나보다 일찍 깨어나는 당신이 처음으로 하는 생각은 무엇일까? 반복되는 하루에 대한 걱정일까, 아니면 기대감일까? 무엇이 되었던, 해가 뜨고 있어. 짧은 순간이지만 일출은 늘 아름답다. Midday. 바쁜 나날이 이어지면 당신의 하루쯤을 루팡하고 싶어. 둘만 아는 카페에 가서 꽃병에 꽂힌 코...
봄이 오리라는 꿈을 꾸었다. 살랑이는 햇살 아래에 벚꽃잎이 떨어졌고, 짙은 라일락 향기가 머릿속 화염을 덮어버렸다. 앞이 보이지 않는 꿈이었다. 본능에 맡겨 발을 내디뎠지만, 금세 꽃이 자라나 내 발자취를 지워버렸다. 짙은 꽃향기가 차츰 사라지고 여름이 올 즈음, 앞이 보이기 시작했다. 예쁘디 예쁘던 벚꽃잎이 땅으로 저물고 푸른 빛이 쟁쟁한 싸움을 벌이기 ...
너는 혜성 마냥 갑자기 나타나 내 전부를 바치게 만들었다. 너만큼 배울 점 많은 존재도 없었다. 네 모습 하나하나를 눈에 담고 가슴에 묻으며 모두 흡수하려 했다. 네 말투가 좋았고, 네 행동이 좋았다. 좋았다. 사랑했다. 빠졌었다. 너는 동틀 녘의 노을과 새벽녘의 달빛을 닮았다. 화려하게 불타는 듯하면서도 뭉근하게 피어올랐다. 그런 네가 너무 빛나서 그만큼...
/가장 행복한 결말 씬이 흘러가면서 나는 영화가 끝날 거란 걸 짐작할 수 있었다. To. 영화의 끝자락에 다다른 X. 우리가 만들어낸 하나 뿐인 작품이잖아. 영화가 끝났다고 금세 일어나 나가버리진 말자. 홀로 만들어낸 장면들이 아니기에 감동도 슬픔도 함께였으면 좋겠어. 너와 내가 만들어낸 오랜 시간동안 찬찬히 적어 내려간 그런 추억들, 엔딩크레딧을 마치고 ...
고구마 맛탕. 오밀조밀 잘 생겨서는 사랑을 갈구한 너. 네 앞에선 튤립 설탕 조림 한 조각을 꺼내 형체를 잃은 각막에 펴서 바르고 꽃냄새를 풍기며 바라보곤 했다. 행복한 날이었다. 새벽의 검은 우유 꺼내와 나의 파란색으로 물들이고 그대의 흰 액체를 시퍼렇게⋯⋯. 파도가 넘실대는 바닷가 변두리에 앉아 보이지 않는 너와의 추억을 회상하고 나는 행복하고 D는 없...
그저께 알프스 높은 산맥에도 사랑 고래가 찾아왔어요. 내가 찾던 사랑이 위독하대요. 시간이 없대요. 어쩌면 다 죽어버릴 거래요. 고래를 위해 나는 불러요. 나지막한 초음파로 꿈을 사랑을 용서를 노래하는 멜로디를. 인자한 고래는 길을 찾아주어요. 고래를 쫓아갔고, 그 곳에서 그대를 만났어요. 우리 첫 만남이지만 왠지 익숙하네요. 눈물은 시곗바늘을 붙잡고 진심...
보잘 것 없는 시를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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